가을은 귀여워, 시골에서 알밤 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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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나에게 가을은 크게 의미를 못느끼던 계절이었는데, 어쩌다 지나던 길가에 떨어져 있는 땅콩, 알밤, 도토리를 보면 동글동글한 것이 신기해서인지 크게 반응하는 딸아이 덕에 가을은 나에게 새로운 의미의 계절로 다가왔다. 그야말로 바스락 말라가는 낙엽과도 같은 쓸쓸함과는 거리가 먼,사실은 아주아주 앙증맞고 귀여운 계절이라는걸.


친정집에는 아주 커다란 밤나무 하나가 있다. 아무리 큰 나무라지만 저렇게 많은 밤송이가 밤낮없이, 또 예고도 없이 떨어지는 게 신기하고도 조심해야 할 일이다. 그리고 땅이 좋아 그런지 건강한 나무에서 알밤들이 윤기도 좔좔 나고 퉁퉁하니 크다. (생각을 비우고 싶다면 단순한 행위를 시도해 보는 것이 의외로 효과가 좋다) 밤을 줍거나 혹은 까거나.

내가 어렸을 때 부모님과 함께 산으로 가 밤을 줍던 기억들이, 그 향기가 이십 년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도 행복한 추억으로 남아있다. 그리고 혹여나 내 딸 에게도 그럴까, 너무나 빠르게 지나가는 가을이기에 하루가 멀다 하게 친정으로 갔다. 그리고 굳이 굳이 작은 아이를 밤송이들 사이에 내던졌다. 물론 할머니의 보호아래 신기하고 재미있는 듯 줍고 다니는 아이를 보면 역시나 잘한 선택인듯하다.

그런데.. 이 정도면 마을 사람들 불러 밤축제 라도 열어야 하는 거 아닌가.. 옆집이라고 뭐 다르겠냐만..

여기저기 나눠주면 먹을 것도 없다는 엄마, 아빠

생각해보면 가을은 참 귀여운 계절이다, 자세히 보면 귀여운 것들이 땅에 많이 떨어져 있을 것이다. 지나치지 말고 자세히 보아야 한다.

무엇보다 내 부모님과 내 아이와 함께 앉아 
적당히 바람도 불고 물 흐르는 소리와 새소리가 참 가깝게도 들리는 평상위에 앉아 복숭아 먹고, 밤이나 까며 보내던 시간은 참 행복했다. 그리고 매년 이런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자연을 찾고 자연에서 안정감을 느끼는거 보니 나도 나이가 들어가나 보다. (그래도 카톡프사가 꽃은 아니야🤣)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 시작된 까기 노동.. 줍는 건 다섯손가락 한번 오므리면 그만이라지만.. 깎는건 지문이 달 수도 있다. 부모님처럼 나 또한 나누고 싶은 이들이 있기에 손가락은 아프지만 예쁘게 깎아봐야겠다.

사랑해 가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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