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의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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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브랜드와 제품을 상상해서 이미지를 만들어보고 있다.

누군가에게 의뢰받은 작업도 아니고, 당장 판매할 무언가를 만드는 것도 아니다.
동생의 작업과 작업실을 완성하는 과정을 함께하며 그냥 머릿속에 떠오르는 장면이나 색, 질감을 하나의 이미지로 만들어보는 장난스러운 연습에 가깝다

머릿속의 이미지를 꺼내보기

이번 작업은 원단에서 시작했다. 사실 난 원단도 미싱도 아무것도 모른다.

동생의 완성된 작업물을 보며 여러 가지 색과 패턴의 원단을 생각하다 단순히 예쁜 원단 사진을 만드는 것보다 이 소재를 중심으로 하나의 작은 브랜드가 존재하는 것처럼 만들어보고 싶었다. 봄날 과 어울리는 컨셉으로

버터크림 옐로우, 베이지, 퍼플처럼 부드러운 색을 섞고 패턴이 있는 원단과 원색의 원단도 함께 사용했다.

처음에는 귀엽고 아기자기한 오브제들도 넣어봤지만, 작업을 하면서 느낀건 어떻게 구성을 해야 하는지 각이 잡히지 않은 상태로 하다 보니 다소 완성도도 떨어질뿐더러, 그냥 예쁜 하나의 그림 그 이상도 아닌 느낌이었다. 하긴 난 전문가가 아니기에..

예쁘기만 한 것보다는 원단이라는 소재와 연결되는 요소가 있는 편이 더 좋았다.

그래서 가위와 줄자 같은 재봉 도구를 넣고, 일러스트 역시 원단의 질감과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바꿨다.

실제로 판매중인 가방과 소품들.

만들면서 계속 바뀌는 것들

처음부터 완성된 모습을 정확하게 정해놓고 시작한 건 아니었다.

하나를 만들어보고,

이건 조금 과하다.
이건 빼는 게 낫겠다.
색이 너무 노랗다. 채도를 내리고 정신없이 널브러져 있는 문구도 삭제하고.
배경은 종이처럼 더 깨끗한 흰색이었으면 좋겠다.
이 요소는 예쁘지만 전체 콘셉트와는 맞지 않는다.

등등.

그렇게 하나씩 빼고 바꾸면서 이미지의 방향을 찾아갔다.

이번 작업을 하면서 오히려 재미있었던 건 이 과정이었다.

무언가를 더 많이 넣는 것보다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뺄지를 결정하는 것.

비슷해 보이는 이미지에서도 색 하나, 질감 하나, 작은 오브제 하나가 달라지면 전체 분위기가 꽤 많이 달라졌다.

그냥 하나의 이미지를 완성하는 일이었지만 그마저도 개인의 취향과 안목이 꽤 많이 반영된다.

AI로 만드는 것보다, AI와 만들어가는 것

이번에는 AI를 많이 활용했다.

그런데 작업을 하다 보니 단순히 프롬프트를 입력하고 결과물을 받는다는 느낌과는 조금 달랐다.

AI가 이미지를 만들어주지만 그중에서 어떤 방향으로 갈지 정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을 찾아내고, 다시 수정하고, 전체 분위기를 맞추는 건 결국 사람의 선택이었다.정확히 그렇다..

처음 나온 이미지가 마음에 들지 않아 여러 번 다시 만들기도 했고, 마음에 드는 이미지가 나와도 작은 부분들을 계속 수정했다. 결과적으로 내 머릿속에 있는 움직임을 100% 구현하지 못했다.

어쨌든 나에게는 AI로 이미지를 만드는 연습이라기보다 비주얼을 디렉팅하는 연습에 조금 더 가까웠다.

이렇게 시작해서 하나의 웹사이트를 기획해 보고 싶은 작은 소망이 생겼다 –

뭔가 지식 없는 전문가가 된 느낌이랄까…ㅎㅎ

무엇보다 사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명확하게 설명하는 연습이기도 했다. 재미있다

나와 어울리지 않게 다소 귀엽다.

한 장의 이미지에서 영상으로

그리고 완성된 이미지는 다시 짧은 영상으로 만들어봤다.

정지된 원단들이 하나씩 자연스럽게 포개지고, 실제로 손으로 원단을 정리하는 것처럼 움직이도록 했다.

작업 영상은 인스타그램에 차곡차곡 쌓는 중이다.

@hyuna_notes

움직임이 많거나 화려한 영상보다는 원래 이미지가 가지고 있던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정도의 움직임을 주고 싶었다. 역시나 내가 생각하는 움직임과는 많이 달랐다 프롬프트 작성하는 방법을 더 연구하든지 영상제작앱을 바꿔야겠다.

이미지 한 장을 만드는 것과 그 이미지에 움직임과 시간을 더하는 것은 또 다른 작업이었다.

같은 비주얼인데도 움직임이 생기니 조금 더 실제 브랜드의 콘텐츠처럼 느껴졌다.

가상의 작업을 계속하는 이유

아직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브랜드이고, 누군가에게 받은 의뢰도 아니다.

그래서 오히려 자유롭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시 만들고, 필요 없는 것은 과감하게 빼고, 평소 좋아했던 색과 질감도 마음껏 사용해볼 수 있다.

결과물을 하나 완성하는 것도 좋지만, 지금은 그 과정에서 내가 어떤 이미지를 좋아하는 사람인지 알아가는 것이 더 재미있다.

예쁜 것을 만드는 것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색을 고르고, 소재를 정하고, 이미지를 구성하고, 움직임을 생각하면서 하나의 분위기를 만들어보는 것.

아마 내가 하고 싶은 건 이런 작업에 가까운 것 같다.

Visual Branding.

실제로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무엇이든 해볼 수 있는 작업.

그래서 당분간은 이런 가상의 작업들을 하나씩 만들어 기록해보려고 한다.

지금은 연습처럼 보이는 것들이 쌓이다 보면 언젠가는 나만의 작업 방식이 될 수도 있으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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